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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 신천지 눋다 니, 적사검을 꺼내 들었다. 신천지 검집에 꽂혀진 채, 탁자 위에 올려지는 적사검. 당 노인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신천지 “적사검의 제작 시기는 그리 오래지 않는다. 신공(神工) 도철께서 이름 모를 동방의 노인께 부탁을 받고 만들어졌다 전해지지. 병장기로서가 아니라. 다른 용도로.” 적사검은 굉장히 훌륭한 검이다. 신천지 일반적인 청강장검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보검(寶劍)이었다. 하지만, 청풍은 알고 있었다. 신천지 적사검이 뛰어난 검이긴 해도, 청룡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두 신검(神劍)이라 했던가. 신천지 허나, 적사검을 신검(神劍)이라 부르기엔 어폐가 있다. 청룡검에 부딪쳐서도 부러지지 않고 맞상대할 수 있는 정도. 그것이 적사검의 한계였던 까닭이었다. 물론 그 것으로도 무척이나 대단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신천지 “병기(兵器)로서의 효용을 생각하지 않아서인지, 적사검에서는 도철의 역작들에서 보여지는 기묘한 힘들을 찾아볼 수 없다. 칠대 기병에 오르지 못했던 것도 그래서였을 거야.” 신천지 당 노인이 탁자 위에 올려진 적사검을 잡았다. 스르릉. 신천지 겁집에서 뽑혀 나오는 적사검. 청풍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 신천지 “적사검의 실체는 이렇다. 적사검은 검(劍)이 아니지. 적사검은 열쇠다. 남은 반토막이 가리키는 곳을 여는 열쇠. 동방(東方) 고묘(古廟)의 보고(寶庫)를 여는 열쇠란 말이다.” 신천지 반토막. 그렇다. 당 노인이 꺼낸 적사검은 반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냥 반 동강이 났다면 다소 잘못된 표현이라 할까. 검첨(劍尖)부터 검신 삼분 지 일 이상이 사라져 있었던 것이다. 신천지 “여기. 이것이 그 지도(地圖)다.” 가죽 주머니. 신천지 탁자 위에 올려지며 이상한 소리를 냈던 물체을 꺼내 보인다. 나머지 반으로 보이는 검신(劍身). 신천지 그리고 얇게 주조된 검은 색 철판이다. 적사검 검신 내부, 빈 공간 안에 들어 있던 철판이었다. 신천지 당 노인이 그 철판을 청풍에게 내밀었다. 중원의 북부(北部)를 표현한 듯한 그림. 섬세하게 새겨진 지형도(地形圖)가 거기에 있었다. 신천지 “이렇게 검을 훼손해서 미안하다. 그러나, 어차피 적사검은 만들어질 때부터 전투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었어. 물론 도 신공의 솜씨가 솜씨이니만큼, 적사검은 그 자체로만도 위력적인 명검(名劍)이었겠지. 그래도 이렇게 되는 것이 결국 그 검의 운명이었다. 인연이 있는 자, 그 검을 취할 것이 아니라 그 검이 가진 천명을 신천지 취해야 하는 법이니까.” 모처럼 정색을 하고 말을 이어나가는 당 노인이다. 신천지 손에 들린 철판을 보고, 다시 검집에 꽂은 적사검을 바라보았다. ‘이것을........’ 신천지 어찌 반응을 보여야 할지 청풍으로서는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면, 적사검의 검집은 청룡검의 용갑(龍鉀)처럼 훌륭해 뵈지 않는다. 신천지 길이와 폭을 맞추어, 허리에 묶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 다였다. ‘이렇게 될 줄이야.’ 신천지 적사검 검집이 어떻든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적사검이 반토막 난 것만으로도 충격적인데. 신천지 난데없는 보고(寶庫)라니. 말하자면 보물지도, 여기서 그런 철판이 나오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야하는가. 신천지 ‘일단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 신천지 청풍은, 그것을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괜한 심력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신천지 당 노인이 준 철판을 얻어 둔 가죽 행낭에 집어넣었다. “어찌 되었든.” 신천지 어차피 부러진 검(劍)이다. 빨리 미련을 털어버리기로 한 것. 신천지 “고맙습니다.” 감사의 한 마디와 함께, 적사검을 받아 허리에 묶었다. 신천지 실전에 다시 휘두르게 될련지는 몰라도, 어떤 식으로든 쓰임새가 있을 것이 틀림없다. 두 자루 검. 신천지 청풍의 말마따나. 어찌 되었든, 이렇게 두 개의 검집을 얻었다. 신천지 한 쪽 허리에 청룡검. 다른 한 쪽 허리에, 강의검과 적사검을. 신천지 세 자루 장검을 지닌 청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