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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여하튼 무운을 빌겠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오행진인. 청풍의 포권을 보는 듯 마는 듯, 여비로 쓸 은자 꾸러미 하나를 내놓고서 나가버린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휴우.......어떻게 해야 하련지.’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은패와 전낭을 챙겨 품 안에 넣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봉우리에 가린 취운각 방향, 엉켜있는 구름에 사부님이 생각났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서두르지 말고. 자연스럽게.’ 사부님의 말씀대로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아직 미숙한 그로서는 그와 같이 여유로운 배포를 지니기 힘들었다. 깡, 깡, 깡.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연장소리에 고개를 돌린 청풍은 그 두 눈에 화산 전체의 전경을 담아 두었다. 피해 복구에 한창인 화산파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화산 각지의 수많은 도사들이 찾아와 일손을 돕고 있는 중. 수백에 달하는 도인들의 땀방울을 바라보는 청풍의 마음은 아직까지도 난장판인 그곳처럼 심란하기만 하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다시 세워지는 전각들처럼, 한 순간 변해버린 그의 운명을 복구해 줄 수 있다면, 그래서 그저 매화검수만을 바라보던 며칠 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산 문하에서 천하로 나아가는 길.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몸은 다 큰 청년이나, 아직까지 여린 마음에 강철 같은 강인함을 배우지 못했던 그로서는, 그저 어렵고도 힘든 일일 수밖에 없었을 따름이었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봄날 따뜻한 바람에 산들거리는 송진 냄새가 코끝을 간지른다. 십일 전, 유혈 낭자한 화산의 참극은 마치 꿈속의 일이었던 듯, 그러나 등 뒤에 짊어진 백호검 목갑은 그 일이 확실한 현실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정말 상상하기 어렵구나.’ 화산 절경은 높은 곳의 장관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아래로 내려갈수록, 진해지는 공기와 우거지는 수목들. 고산(高山)의 추위와 깎아지른 암벽에도 아슬아슬한 매력이 있다지만, 펼쳐진 산골짜기에 지저귀는 새소리는 그것만으로도 마음을 밝게 만들었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언젠가는 또 그런 싸움을 해야 하겠지.’ 담담한 심정, 풍광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그가 성장했다는 증거인 것 같다. 이백이 넘는 사상자에 수많은 전각이 불타 쓰러진 화산파임에도, 이처럼 태연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문파에 대한 애착이 그렇게 강하지 않은 것이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얇은 도복에 커다란 행낭, 낙안봉이 내려다 보는 남쪽 길을 내려와 기슭까지 이른 것은 저녁 때가 다 되어서다. 서쪽 하늘이 고운 빛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보자, 호연지기가 절로 일어 전신을 흐르는 자하기가 융성해졌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산기슭 마을들을 지나, 늦은 밤 까지 계속 걸었다. 객잔에서 쉴 수도 있지만, 사람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만 두었다. 밤하늘의 별을 벗삼아, 화산의 웅대함이 이어지는 완만한 골짜기를 걸으려니, 혼자라는 고독 속에 알 수 없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풍진 강호였다. 특별한 환상을 가져본 적은 없었으나, 이곳에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다. 연화봉의 그것과는 다른 산천초목의 냄새가 폐부로 스며들고, 물 기운 머금은 바람이 드러난 손등을 간질이고 있었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우우우우우! 멀리서부터 산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나무 사이로 하나 둘 생겨나는 조그마한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늑대들인가.......’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횃불도 없이 걷고 있는 청풍일진데, 묘하게도 달려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두려워하기라도 하는 양, 슬그머니들 사라지고 있었다. 관도 근처, 달빛 비추는 냇가에 이르러 청풍은 걸음을 멈추었다.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강호의 첫날은 노숙이다. 풍암당 홀로 지냈던 그로서는 그 편이 훨씬 편했다. 행낭에서 두꺼운 피풍의(皮風衣)를 꺼내어 온 몸을 감쌌다. 한서의 침습을 막는 자하진기이지만, 그래도 무엇인가를 덮고 자는 편이 더 좋다. 아름드리 나무 아래, 백호검 바­다이­야기 명계남 ◀ 바­다이­야기 명계남 목갑을 품에 안고, 꾸벅 꾸벅 졸다가 잠이 든다. 어디서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느낌. 청풍이 처음으로 기대어 본 강호의 품은 생각보다 넉넉하고, 또한 생각보다 포근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