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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 신천지 그의 소매에 붉은 핏물이 번져갔다. 누군가에게서 튄 선혈이었다. 마 치 하얀 종이에 먹물이 번지듯 그렇게 번져가는 핏물이 그의 신경을 신천지 ◀ 신천지 자극한 것이다. 신천지 ◀ 신천지 그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혹자는 그것을 결벽증이라고까지 이야기할 정도였다. 그런 그가 먼지 한 톨 신천지 ◀ 신천지 앉지 않은 깨끗한 옷이 더러워졌으니 기분이 어떻겠는가? 그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신천지 ◀ 신천지 쉬악! 신천지 ◀ 신천지 그가 옷깃을 날리며 전장에 뛰어들었다. 후르륵! 신천지 ◀ 신천지 그는 옆 탁자위에 있던 술병을 들어 입에 가져갔다. 허나 몇 모금 마 시지도 못하고 그만 기침을 터트리고 말았다. 신천지 ◀ 신천지 "콜록, 콜록! 후아." 신천지 ◀ 신천지 그의 얼굴에는 어이없다는 빛이 떠올라 있었다. 한참 기분 좋게 술을 마시려는데 바로 앞에서 누군가의 피가 튀고, 사람이 죽고 있었다. 신천지 ◀ 신천지 자연 그의 표정이 좋을 리 없었다. 푹 쉬기 위해 들어온 객잔에서 하 필 피바람이 불다니. 신천지 ◀ 신천지 그는 정말 더럽게 운이 없다고 생각했다. 신천지 ◀ 신천지 더럽게 운이 없는 남자, 그는 단사유였다. 고려를 떠난 그가 드디어 요녕땅에 들어온 것이다. 신천지 ◀ 신천지 본계에 들어온 이후 처음 찾아온 객잔에서 혈투가 벌어지는 것은 뜻 신천지 ◀ 신천지 밖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밖으로 나갈 생각은 없었다. 북명객잔을 백견대에서 전세 내다시피 하는 바람에 다른 객잔들로 사람들이 몰려 신천지 ◀ 신천지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몇 군데의 객잔을 들른 단사유는 그 사 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미 몇날 며칠을 노숙을 한 탓에 그는 신천지 ◀ 신천지 오늘밤 따뜻한 침상에서 잠을 청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비록 번거롭 기는 하였지만 자신의 자리를 고수하였다. 신천지 ◀ 신천지 객잔의 주인 왕 씨는 고개도 들지 못하고 계산대에 머리를 처박은 채 신천지 ◀ 신천지 덜덜 떨고 있었다. 사정은 점소이와 주방장 또한 마찬가지라 그 누구 도 단사유에게 음식을 가져올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단사유 신천지 ◀ 신천지 는 불만을 터트리지 않았다. 그의 주위에는 무척 많은 음식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신천지 ◀ 신천지 비록 대부분의 음식이 싸움에 휘말려 바닥에 떨어졌으나 그중에 몇몇 신천지 ◀ 신천지 은 온전히 모습을 보전한 것들도 있었다. 단사유는 온전한 음식들을 자신의 탁자위에 가져다 놓았다. 신천지 ◀ 신천지 "대륙에서 처음 먹는 음식이 하필 남의 탁자에 있던 거라니." 신천지 ◀ 신천지 그는 구시렁거리면서도 음식을 들었다. 비록 남이 먹던 음식이긴 하 였지만 몇 점 손에 대지 않아서 깨끗한 편인데다 맛도 좋아서 단사유 신천지 ◀ 신천지 의 배를 채우는 데는 어떤 지장도 없었다. 신천지 ◀ 신천지 굶어본 사람만이 음식의 맛을 안다. 실상 단사유는 지난 십년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해본 적이 몇 번 되 신천지 ◀ 신천지 지 않았다. 만선동에 있던 십년은 오직 벽곡단만을 먹었고, 그 후에 북상을 하면서 대부분 노숙을 하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음식을 맛볼 신천지 ◀ 신천지 기회가 적었다. 고려 땅을 넘은 이후 처음 맛보는 제대로 된 음식이 었다. 신천지 ◀ 신천지 모용지의 눈에 차가운 빛이 어렸다. 신천지 ◀ 신천지 그녀는 전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그녀 자신이 꼭 뛰어들지 않아도 자 신의 오빠인 모용광성의 힘만으로도 사태가 수습될 것이라고 생각했 신천지 ◀ 신천지 기 때문이다. 신천지 ◀ 신천지 비록 대력보의 추살조와 백견대가 생각이상으로 강하긴 했지만 그녀 의 오빠인 모용광성은 가문의 후기지수 중에서도 능히 세 손가락 안 신천지 ◀ 신천지 에 들어갈 만한 인재였다. 그런 인재가 겨우 이정도의 싸움에 밀릴 리가 없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신천지 ◀ 신천지 모용지의 시선은 한참 치열하게 벌어지는 전장에 있지 않았다. 그녀 신천지 ◀ 신천지 의 눈은 객잔의 한쪽에 차분하게 앉아있는 단사유에게 멈춰 있었다. 사방에서 피가 난무하고 비명소리가 귀를 어지럽혔다. 노회한 강호의 신천지 ◀ 신천지 고수라도 눈살을 찌푸릴만한 광경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눈에 걸린 저 남자는 마치 주위의 광경